청소년 문학으로 유명한 이꽃님 작가의 첫 번째 연애소설이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더라도 성인이 읽어도 너무나 좋은 내용이라서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번 책 역시 책 표지부터 설렌다. 첫사랑 여름이라는 주제도 너무 좋다. 간질간질하면서도 풋풋한 학생들의 이야기 일 것이 상상이 된다. 첫 페이지를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 되는, 시간을 순식간 흘러가게 하는 책이다.
고등학생 하지오와 유찬의 이야기 그리고 정주라는 따뜻한 마을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두 남녀 학생의 시점이 교차로 나오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단의 내용에는 줄거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오 시점의 줄거리 및 결말
고등학교에서 유도를 하고 있는 지오, 갑자기 엄마는 지오에게 아빠가 있는 정주로 보낸다. 아빠의 존재라니, 지오는 17살에 본인을 낳은 엄마와 둘이서만 지내고 있다. 아빠는 전혀 왕래가 없었다. 아픈 엄마의 의견에 따라, 정주로 내려간다. 역에서 만난 아빠 (남 경사)는 어색하다. 이미 다른 분과 결혼을 하였고 곧 아이를 출산할 거라고, 당분간 비밀로 지내자고 한다.
유도로 유명한 학교라고 하더니 18년 전에 그랬을 뿐. 지금은 아니다. 그럼에도 마을 사람들은 유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것이 이상하다. 학교에서 만난 유찬의 이어폰을 고장 냈고, 유찬은 자신의 옆에 있어달라고 한다. 본인과 있으면 사람들의 속마음이 안 들린다고 한다. 이상한 아이이다.
유도부는 이상하다. 코치님은 아이들 지도를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새별선배가 아이들을 통제하고, 3학년인 선배의 운동상대가 되어주는데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같은 유도부인 주유랑은 친해져서 마을 이야기며 유찬, 새별선배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새별선배는 동생 2명을 돌보며 운동을 하는데, 3학년 선배 집안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체급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3학년 선배의 (폭력 같은) 연습 상대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새별이네를 도와주고 있다고도.
어린 나이에 임신한 엄마와 나를 버리고 잘 살고 있는 아빠가 너무 미웠다. 코치 선생님은 아빠의 친구인데 아빠의 이야기를 해준다. 유도를 너무 좋아한 아빠. 임신 사실을 알고 바로 떠난 엄마. 아빠는 엄마도 유도도 모두 잃었다고 했다.
유찬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 경찰인 아빠를 미워하고 새별선배를 싫어하는지. 마음 이장님에게 찾아가서 유찬의 마음을 대신 전하며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된다. 유찬에게 그날 마을 사람들은 유찬네 가족을 구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을...
엄마를 지키기 위해 유도를 했었다. 이제 지키는 것을 떠나 유도를 제대로 해봐야겠다. 유찬은 여름이 뜨거워서 싫다고 했다. 지오는 더워하는 유찬의 여름을 한입 베어 물었다.
유찬 시점의 줄거리 및 결말
5년 전 화재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속마음이 다 들려서 너무 시끄럽고 힘들다. 늘 이어폰을 끼고 있고 공부만 한다. 학교로 전학 온 지오가 옆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아서 편안해진다. 지오에게 이야기했으나, 지오는 믿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하늘로 간 그날, 화재 사고의 범인을 알고 있다. 부모님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사건을 묻기로 했다고. 남경사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공범이다. 혼자서 동생을 돌보는 새별선배만 불쌍하고 우리 부모님은 안 불쌍한가. 왜 그날 마을 사람들은 우리 가족을 도와주지 않았을까.
새별형은 밤마다 우리 집에 와서 사죄를 하고 간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혼란스럽다. 새별형이 밉지만 또 안타깝고. 너무 추워서 밭에서 잠깐 불을 피웠다는 새별형. 그때 불을 다 끄고 갔다고 했다. 사건이 일어나고 새별은 바로 경찰서에 와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새별이 불을 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었기에 사건을 조용히 넘어갔다고 했다.
지오가 마을 이장님에게 가서 듣고 온 이야기를 해준다. 마을 사람들 모두 화상 흉터가 있다고. 그날 우리 가족을 도와준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이었다고.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물을 퍼 나르며 불을 끄려고 했던 거, 남형사가 불길 속을 뚫고 집으로 들어와서 나와 부모님을 구하려고 했었던 것까지. 나 혼자 가지고 있던 오해? 가 조금은 사라졌다. 지오와 있으면 세상이 조금 편해진다.
- 저자
- 이꽃님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23.08.18
내 생각
센척하지만 너무나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지오, 부모님을 잃고 혼자서 버텨낸 유찬.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어른이 되었고 짊어진 무게가 너무 큰 새별.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색이 뚜렷하다. 속마음이 들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싶어 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싶은데, 유찬의 입장을 생각해 보니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님을 잃은 화재사건의 범인을 마을 사람들이 모두 감싸주는 것으로 알고 있을 때 얼마나 속상했을지. 본인도 너무 힘든데 새별네 가족만을 더 불쌍히 여기고 챙겨주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배신감도 들었을 듯하다. 엄마를 위해 유도를 시작했는데 아빠가 유도선수였다니. 엄마와 나를 버린 아빠가 경찰이 되어 너무나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주를 당장 떠나 엄마에게 가고 싶다가도, 아픈 엄마를 위해서면 참고 지냈어야 할 지오.
남에게 말 못하는 아픔이 있는 둘이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었다. 둘이 같이 있는 시간들이 앞으로도 더 반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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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 방금 내가 네 여름 먹었잖아.” 가장 눈부시게 찬란할, 우리의 열일곱 번째 여름 독자들이 선택한 ‘한국 문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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